도파민 단식 후기 처음엔 미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엔

도파민 단식 후기 처음엔 미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엔

스마트폰을 이틀 동안 안 보면 뭐가 달라질까?

솔직히 나도 반신반의했다. 도파민 단식, 디지털 디톡스.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 많이 보이는 말들이다. 근데 대부분 “해보니까 인생이 바뀌었다”는 식으로 끝나더라. 뭔가 과장된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진짜 해봤다!

정확히는 주말 48시간. 토요일 아침부터 월요일 출근 전까지.

왜 갑자기 이걸 해봤냐면

나는 퇴근하면 거의 무조건 유튜브를 튼다.

밥 먹으면서 릴스. 누워서 쇼츠. 자기 전에 또 유튜브. 하루에 스크린타임 4시간은 기본이고 많으면 6시간….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쉬는 건가, 아니면 그냥 시간을 버리는 건가?

뭔가를 보고 있는데 머리에 남는 게 없다. 재밌는 것 같은데 끝나면 허무하다. 그러면서도 손은 자동으로 다음 영상을 넘기고 있고….

이게 좀 이상하다 싶었다.

토요일 아침, 스마트폰을 서랍에 넣었다

거창한 준비는 없었다.

그냥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서랍에 넣고 덮었다. 전원은 안 껐다. 급한 전화가 올 수도 있으니까~ 대신 서랍 안에 넣어서 눈에 안 보이게만 했다.

처음 2시간은 괜찮았다.

별거 아니네. 싶었다.

근데 점심쯤 되니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다.

밥을 먹는데 손이 허전하다. 평소엔 영상 틀어놓고 먹었으니까. 근데 지금은 그냥 밥만 먹고 있다. 이게 되게 어색했다.

밥 다 먹고 나니까 더 심해졌다.

거실에 앉아 있는데 뭘 해야 할지 진짜 모르겠다. TV를 틀까? 근데 그것도 결국 똑같은 거 아닌가 싶어서 안 틀었다. 책을 읽을까? 집중이 안 된다. 한 페이지 읽다가 멍해진다….

그러다 무의식적으로 서랍 쪽으로 손이 갔다.

그냥 잠깐만 확인하고…

여기서 멈췄다. 아, 이게 중독이구나.

오후가 되니까 진짜 힘들었다

과장이 아니다.

뭔가 계속 불안하다. 손이 허전하다. 카톡 왔을 것 같다.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다. 다들 뭔가 보고 있는데 나만 모르는 것 같은 그 느낌….

3시쯤 되니까 슬슬 짜증이 났다. 아무 이유 없이.

아 그냥 볼까. 주말인데 뭘 이렇게까지.

이 생각이 한 10번은 들었다.

근데 버텼다. 딱히 대단한 의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여기서 포기하면 나 자신한테 지는 것 같아서였다. 그냥 나한테 지기 싫었던 거다.

저녁쯤 되니까 뭔가 달라졌다

정확히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데….

일단 불안함이 좀 가라앉았다. 뭔가 놓치고 있는 것 같은 그 느낌이 희미해졌다. 놓칠 게 원래 없었다는 걸 몸이 이해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시간이 길어졌다.

평소 같으면 유튜브 보다 보면 어느새 밤 11시다. 근데 이날은 저녁 7시인데 ‘오늘 뭐 많이 했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뭘 많이 한 건 아닌데 체감 시간이 확실히 달랐다!

일요일, 좀 적응이 됐다

둘째 날은 확실히 나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핸드폰 볼 생각이 안 들었다. (참고로 나는 평소에 눈 뜨자마자 카톡 확인하는 사람이다.)

오전에 산책을 나갔다. 평소엔 이어폰 끼고 팟캐스트 듣는데 이번엔 그냥 걸었다. 새소리가 들렸다. 되게 뻔한 말 같은데 진짜 새소리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오랜만이었다….

오후엔 책을 읽었다. 한 시간.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나는 최근 1년간 책을 한 시간 연속으로 읽어본 적이 없다. 항상 10분 읽다가 폰 보고, 또 10분 읽다가 폰 보고. 근데 이날은 그냥 한 시간이 갔다!

월요일 아침, 스마트폰을 다시 꺼냈다

48시간 만이었다.

카톡 알림이 12개 와 있었다. 근데 급한 건 하나도 없었다. 다 나 없어도 돌아가는 것들이었다….

출근하면서 드는 생각.

그동안 내가 뭘 그렇게 확인하고 있었던 거지?

근데 솔직히 말하면

인생이 바뀌었다, 이런 건 아니다.

월요일 저녁엔 또 유튜브를 봤다.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더라. 그건 인정한다.

근데 확실히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스마트폰을 볼 때 ‘내가 지금 이걸 선택해서 보고 있는 건가, 아니면 그냥 손이 가서 보는 건가’를 의식하게 됐다. 예전엔 그 구분 자체가 없었다. 그냥 봤다. 지금은 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고 있다는 걸.

이게 작은 차이 같은데, 생각보다 크다.

이게 일주일이 되면 어떨까? 평일 ‘퇴근 후’에도 과연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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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과 뇌의 보상 시스템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위키백과 도파민 문서를 참고해도 좋다.

자주 묻는 질문

도파민 단식 후기 진짜 효과 있나?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다. 근데 내가 스마트폰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었는지는 확실히 알게 된다. 그 자각 하나만으로도 해볼 가치는 있었다.

며칠 해야 효과 느껴지나?

나는 이틀째 저녁부터 뭔가 달라진 느낌이 있었다. 첫날은 그냥 고통이다. 버티는 거다.

스마트폰 완전히 꺼야 하나?

나는 전원은 켜두고 서랍에 넣어뒀다. 급한 전화 올 수도 있으니까~ 핵심은 눈에 안 보이게 하는 거다.

평일에도 할 수 있나?

솔직히 어렵다. 카톡으로 업무 연락 오는 사람들 많으니까. 나는 주말에 먼저 해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